견진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말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을 그리로 보냈다. 베드로와 요한은 그리로 내려가서 사마리아 사람들이 성령을 받도록 기도하였다. 그들은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는 받았지만 아직 성령은 받지 못했던 것이다. 베드로와 요한이 그들에게 손을 얹자 그들도 성령을 받게 되었다.”(사도 8,14)
우리가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된다 하더라도 우리의 믿음은 아직 미숙하다. 미흡한 신앙을 성장, 성숙시키기 위해 받는 것이 견진성사이다. 견진성사는 세례받은 신자가 받는 성사로서 주교의 안수와 크리스마 성유의 도유를 통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 즉 성령의 은혜를 받는 성사이다. 여기서 성령의 은혜란 무엇보다도 이미 받은 세례의 은총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것이다.
견진성사는 한마디로 그리스도인의 성년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견진성사를 ‘성숙의 성사’라고 부른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성령의 은총을 받지만 그 은총은 견진성사를 통해 더욱 견고해진다. 성령의 특별한 은혜를 통해 그리스도의 말씀을 더 깊이 깨닫게 됨으로써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이 된다. 견진이란 이처럼 굳센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견진성사는 세례성사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견진성사의 표징 : 안수, 성유 바름
안수 : 안수를 받는 사람에게 특별한 권리와 능력 및 자격을 수여하는 상징적 행위이다. 옛날부터 손은 축복을 이끄는 것으로 존중되어왔다. 야곱은 이사악의 안수로 축복을 받았고, 여호수아는 모세의 안수로써 후계자가 되었다.
기름 바름(도유) : 기름을 부어 사제, 예언자, 왕을 세우는 구약시대의 전통에 따라 성령의 상징인 기름 바름을 받은 견진자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함으로써 일상의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예언직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복음과 진리를 세상에 선포하며, 왕직(봉사직)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 이와 같이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을 받고 그 힘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 즉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견진성사로 받는 성령의 일곱가지 은혜
슬기 : 주님을 올바로 찾아가도록 이끌어 주는 은혜
의견 : 하느님의 듯에 따라 마땅히 행해야 할 선과 피해야 할 악을 분별하게 하는 은혜
통달 : 지력이 미치는 데까지 믿음의 오묘한 이치를 깨닫게 하는 은혜
굳셈 : 유혹을 이기고 복음의 가르침에 따라 순교까지 할 수 있는 은혜
지식 : 믿어야 할 것과 믿어서는 안 될 것을 분별하게 하는 은혜
효경 : 하느님을 참 아버지로 알아 사랑하게 하는 은혜
두려워함(경외) :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으로 죄를 피하여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게 하는 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