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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들 보아라.

우리 벗들아 ! 생각하고 또 생각할 지어다.

천주 무시 지시로 부터 천지 만물을 창조 하시고, 그 중에 우리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내시어 세상에 두신 위 자와 그 뜻을 생각할 지어다.


온갖 세상일을 가만히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일이 많도다.

이 같이 험 하고 가련한 이 세상에 한번 나서

우리를 내으신 님자를 아지 못하면 나은 보람이 없고, 있어 쓸데없고,

비록 주 은혜로 세상에 나고 주 은혜로 영세 입교하여

주의 제자가 되오니,

이름 또한 귀하거니와 실함이 없으면 그 이름이 무엇에 쓸 것이며,

세상에 나서 입교한 효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배주 배은 하니,

주의 은혜만 입고 주께 득죄 하면 아니 나음만 어찌 같으리요.


씨를 심는 농부를 보건대,

때를 맞추어 밭을 갈고, 거름을 넣고

더위에 신고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아름다운 씨를 가꾸어서,

밭 거둘 때에 이르러 곡식이 잘되고 염글면, 마음에 땀 낸 수고를 잊고

오히려 즐기며 춤추며 흠복할 것이요,

곡식이 염글지 아니하고 밭 거둘 때에 빈 대와 껍질만 남가 있으면

주인이 땀 낸 수고만을 생각하고 오히려 그 밭에 거름 내고 들인 공부로써

그 밭을 박대 하나니,

이같이 주 땅을 밭으로 삼으시고 우리 사람으로 벼를 삼아,

은총으로 거름을 삼으시고 강생 구속하여 피로 우리께 물을 주사,

자라고 염글도록 하여 계시니,


심판 날 거두기에 이르러 은혜를 받아 염근 자 되었으면 주의 의로운 자로 천국을 누릴 것이오.

만일 염글지 못하였으면 주의 의자로서 원수가 되어 영원히 마땅한 벌을 받으리라.


우리 사랑하온 제형들아, 알 지어다.

우리 주 예수 세상에 내리시어, 친히 무수한 고난을 받으시고

괴로운 데 조차도 성 교회를 세우시고 고난 중에도 자라게 하신지라.

그러나 세상 풍속이 아무리 서로 치고 싸우나 능히 이기지 못할~지니,

예수 승천 후 종도 때로부터 지금까지에 이르러

성 교회 두루 무수히 간난 중에도 자라오니,

이제 우리 조선에 성 교회 들어온 지 오~륙십 년에

여러 번 군난으로 교우들이 이제 까지에 이르고

또 오늘날 군난이 치성하여 여러 교우와 내~까지 잡히고

아울러 교우들 까지도 환난 중을 당하니,

우리 교우들 한 몸으로 되어 어찌 애통지심이 없으리오며,

육정에 차마 이별하기 어려움이 어찌 없으리오.


그러나 성경에 말씀 하시되,

작은 털끝 하나 라도 주님이 돌아보신다 하시고

주 전지전능 모르심이 없어 돌보신다 하셨으니,

어찌 이렇다 할 군난이 주님의 명이 아니시면 주상 주벌이 아니리오.


주님의 거룩한 성의를 따르오며,

온갖 마음으로 천주 예수 대장의 뜻을 받들어,

이미 항복 받은 세속 마귀를 칠 지어다.


이런 황 황 시절을 당하야,

마음을 늦추지 말고 도리어 힘을 다하고 역량을 더하여, 마치 용맹한 군사가

병기를 갖추고 전장에 있음 같이 하여 싸워 이길 지어다.

부디 서로 우애를 잊지 말고 돕고 아울러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환난을 앗기까지 기다리라. 혹여 무슨 일이 있을 지라도,

부디 삼가하고 극진히 조심하야 위주 광영하고 조심을 배로 더하고 더 하여라.


여기에 있는 자 이십 인은 아직 주 은혜로 잘 지내오니

설혹 우리 죽은 후라도 너희가 그 사람들의 가족들을 부디 잊지를 말 지어라.

할말이 무궁한들 어찌 지필로 다 하리요, 그치온다.


우리는 미구에 죽음의 전장에 나아갈 터이니

부디 착실히 닦고 닦아, 천국에 가 다시 만나자. 천국에 가 만나자.

내 마음으로 사랑하여 잊지 못하는 신자들에게, 너희 이런 어려운 난시를 당하야

부디 마음을 허실히 먹지 말고 주야로 주님의 은총을 빌어,

삼구를 대적하고 군난을 견디어 참아 받아,

위주~주님 위하여 광영하고 여등의 영혼 대사를 경영 하라.


이런 군난 때는 주의 시험을 받아,

세속과 마귀를 쳐 공덕을 크게 세울 때이니,

부디 환난에 눌려 항복하는 마음으로 사주 구령사에 물러나지 말 것이며

오히려 지나간 성인 성녀들의 자취를 만만 수취해 새기고 받아 들여서,

성 교회의 영광을 더으고 천주의 착실한 군사와 의로운 자 됨을 증거하고

비록 너희 몸은 여럿이나, 마음으로는 한 사람이 되어서, 서로 사랑을 잊지 말고

서로 참고 참아 돌보고 불쌍히 여기며,

주님의 긍련하실 때를 기대리고 또 기다릴 것이리라.


할 말은 무수하되, 아 거처가 타당치 못 하야 더는 못 하노라.

모든 신자들이여 천국에 가 다시 만나서 영원히 서로 누리기를 간절히 바라노라.

이제 내 입으로 너희 입에 대이여 마즈막 사랑을 간절히 친구 하노라.


부감 김 안드레아


신부님께서는 이상과 같이 간절한 사랑의 인사를 이 세상에 남기신 후

잠시 옥중에서 남은 힘을 더 모으시어

다음과 같은 하직인사를 추가해 남겨 주셨습니다.

<추신>

세상 온갖 일이 막비 주님 명이오, 막비주상 주님 벌이라.

그런고로 이런 군난도 역시 천주의 허락하신 바이시니

우리는 감수하고 인내하여 주님을 공경하고

오직 주님께 슬피 빌어 빨리 평안함 주시기를 기다릴 지니라.

이내몸 죽는 것이 너희 육정과 영혼대사에 어찌 거리낌이 없으랴 마는.

그러나

천주 오래지 아니 하야 너희에게 내게 비겨 더 착실한 목자를 상으로 주실 것이니

부디 설워 말고 큰 사랑을 일우워 한 몸 같이 주를 섬기다가

우리 다 사후에 한 가지로 영원히 천주 대전에서 만나

길이 누리기를 천만 천만번 바라노라.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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